안녕,

나 양벼락이야.

하이루? (^ㅡ^)/ 엘덕들아, 지난 조정은&최승윤 덕터뷰 시즌1에서 최최애의 세계관이 너무 심오하고 어려워서 나 우주와 양자역학 같은 거 공부하고 쓴 거 기억나니..? 인터스텔라도 다시 빨리 감기로 보고 ㅋㅋㅋㅋㅋㅋㅋ 최애의 작품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약 2주 동안 주말을 반납하고 스타벅스에서 머리를 쥐어짰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육아 이야기를 하다가 또 그 세계를 다시 만났지 모야.....? ㅎㄷㄷㄷ


<인터뷰를 빙자한 덕질, 덕터뷰> 조정은&최승윤 시즌2 3편

내 그림의 창작은

원시별의 생성과 비슷하다.

입자에서 파동으로, 코드에서 맥락으로!

우는 아기를 어떻게 달래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


🔵 최최애: 우주에 파동과 입자가 있잖아요.

💬 엘덕후: 와, 나왔어! 파동과 입자!


진짜 이렇게 말했어. (녹음본도 있음ㅋㅋ) 저번 덕터뷰 시즌1 때 열심히 (머리 쥐어 뜯으며) 글 썼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갔거든 므하하하하하


🔵 최최애: 아기들은 다 파동의 상태예요. 그래서 아기들을 달랠 때 흔든다거나, 얘기를 할 때도 파동을 가진 소리를 주면 아이들이 잘 진정이 돼요. 낮은 음으로 아--- 하고 파동이 있는 소리를 내면 아이가 집중하구요. 애가 엄마 뱃속에서 백색 소음을 들었기 때문인진 몰라도 세상에 나와서도 파동이 더 큰 소리에 더 반응을 하더라구요. 아기들도 파동적인 것을 굉장히 좋아해요. 우리 애기는 물소리를 좋아하는데 물 소리를 핸드폰으로 들려주는 건 안 되고 실제로 물소리를 들려줘야 해요. 소리는 같을지라도 울림이 다르거든요.

💬 엘덕후: 어 맞아요. 아주 갓난 아기들도 그런 소리를 구분하더라고요.

🔵 최최애: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입자적인 접근보다 파동적인 접근이 더 나은 것 같아요. 내가 a를 하면 아이가 b를 할 것이다라는 입자적인 해석보다, 대화를 하거나 노래를 불러주면서 인간의 흐름을 익힐 수 있도록 해야겠더라구요. 어떻게 보면 맥락을 읽는 법을 알려주는 거죠. 제가 작업하면서 굉장히 간과하고 있던 부분이기도 해요. 저도 그동안 굉장히 입자적으로 작업을 대했어요. 세상은 역설이니까 인간은 이렇게 반응할 것이다, 세상은 어떠하다라고 정의를 내리는 스타일이었죠. 그런데 아기를 낳고 나니 아이가 반응하는 것이 반드시 a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어떤 맥락이 쌓여서 반응하는 것이란 걸 알게 됐어요.


아니 근데 아직 돌도 안된 아기 키운 아빠가 어떻게 벌써 이런 걸 다 생각하고 알게 된거지...? (만4세 넘은 쌍둥이 키우는 '화 많은' 엄마 상당히 놀람)

파동과 맥락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 엘덕후: 안그래도 여쭤보려고 했었어요. 두 분 다 아기를 낳고 나서 작업하실 때 적용할만한 영감을 받은 적이 있는지 하는 질문이요. 아까 말씀하신 파동이나 맥락 같은 키워드가 작품으로도 넘어오고 그러기도 하나요?

🔵 최최애: 어, 그렇죠.

💬 엘덕후: 그런데 원래도 흐름이 있는 작품이었는데, 어떻게 더 파동적이고 맥락적인 컨셉이 들어가게 될까요? 

🔵 최최애: 음.. 작품의 스타일이 바뀐다기 보다는 남들이 볼 때 저의 작업은 늘 비슷해보이더라도 제 안에 있는 제 생각을 바깥으로 끌어낸다는 점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제 안에 있는 재능을 솔직하게 끄집어내서 만든 결과물이 더 만족스러웠던 경험들이 많이 있거든요. 제 재능을 스스로 신뢰해야하는 거죠. 제가 연구하고 생각하는 것이 그림의 형태에 영향을 준다기보다는, 나에 대한 설득을 하는 과정이에요. 내가 내 자신을 설득을 해야 '그래 이렇게 해도 된다'라는 확신이 들어서 그림을 그리는 거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간을 나를 설득하는데 많이 써요. 그래서 설득이 된 후에 그림으로 표현하는 거죠. 

💬 엘덕후: 제가 들으면서 이해하기로는, 작가님이 자신을 신뢰하고 내 안의 것을 바깥으로 꺼내 놓는 과정에서 오히려 더 만족을 느끼는 선순환을 경험하셨는데, 아기를 키우면서 '파동과 맥락'이라는 새로운 관점에 대한 생각이 어느 정도 정립되고 스스로를 설득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기 때문에 작품이 조금 더 파동을 표현하는 쪽으로 가게 된다는 말로 이해가 되어요. 육아를 통해 인간은 '파동' 혹은 '맥락'에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게 되셨는데, 저번 덕터뷰에서 말씀하신 '코드'와 비슷한 개념 같기도 해요. '코드'가 맞는 곳에 중력이 작용해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고 하셨거든요.

내 그림의 창작은 원시별의 생성과 비슷하다.

🔵 최최애: 그래서 제가 최근에 하는 작품들은 '프로토스타'라고 제목을 지었어요. 세상의 가장 중심이 무엇인가 고민할 때 우주의 성간물질이 생각났어요. 성간물질은 그냥 떠다니고 있다가 하나 둘 모여서 성운을 만들잖아요. 그러다 어느 임계점에 도달하면 하나의 중력에 이끌려서 성간물질을 빨아들이게 되죠. 저도 그림을 그릴 때 그런 것 같아요. 여러가지 생각들이 제 머릿속을 돌아다니다가 하나의  '스토리(다르게 말하자면 맥락)'이 생기게 되면 그 방향으로 생각이 정리가 되면서 나를 설득시키게 되고 그 생각이 그림으로 옮겨지는거죠.

💬 엘덕후: 오, 성간물질이 모여서 별이 되는 것처럼 생각이 모여서 하나의 맥락이 되는 거네요.

🔵 최최애: 네, 그러다가 또 이 그림이 끝나면 생각들이 흩어지겠죠. 별들이 터져서 사라지는 것처럼요. 그런데 어쨌거나 원시별이 되는 과정에는 다이나믹한 작동이 있어서 하나의 별이 만들어진 것 같고, 제가 그림을 그리는 순간 그 자체는 원시별의 생성과 닮았다고 생각해서 프로토스타라는 이름을 지었어요. 사실 다른 사람이 보면 작년 그림이나 올해 그림이나 전혀 차이가 없어요. 그런데 제 안에서는 치열하게 나를 설득시키고 스토리를 만들게 된거죠.


와우. 육아 이야기하다가 파동, 입자, 맥락, 성간물질, 원시별....까지 나왔어. 그래도 이거를 한 번 듣고 이해하려고 노력해보면 나중에 최최애 작품 볼 때 엄청 도움 된다? 그래서 오늘의 결론은 뭐다? 최승윤의 육아와 그림에 있어서 요즘의 화두는 '파동과 맥락'이고, 최승윤의 그림은 원시별의 생성 과정과 닮았다!

행복이 오는 전시 - 전시 서문

2023년 삼세영갤러리에서 ‘하나 둘,셋’ 전시를 할 때 이미 우리의 나이도 40, 35였기 때문에 베스트 계획은 전시 전이나 전시 중간에 아이가 생기는 거였다. 요즘 같은 시기에 그 정도면 적당히 늦지 않은 나이. 하지만 아이는 쉽게 생기지 않았고 갤러리와 2년 후 다시 2인전 약속을 하며 ‘그때까지는 당연히 아이가 생기겠지?’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6번의 고된 시험관 시술은 실패했고, 중간에 병원을 바꾸기도 하고 용하다는 지방 한의원도 찾아갔으나 아이는 찾아오지 않았다. 아내는 매일 배에 주사를 놓는데 지쳤고, 이대로 우리가 나이를 더 먹으면 임신이 더 힘들어질텐데.. 하는 생각에 마음은 점점 더 조급해졌다. 이렇게까지 아이를 갖는 게 어렵고 힘든 일인지는 몰랐다. 많은 후회와 자책, 정신적 피로감이 쌓여갔다. 또한 2년 동안 아이가 생기지 않는 일은 고려 대상에 없었기 때문에 다가오는 전시도 걱정이었다. 아이와 함께 하는 주제만 생각했지 또 한번 같은 주제의 전시를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다들 마음을 편하게 가지라는데 마음은 편할리 없었고 주변의 걱정 어린 조언도 곱게 들리지 않을 때였다.


그런 즈음에 럭키세븐, 7번의 시험관 끝에 기적과 같이 ‘행복이’가 우리를 찾아왔다. 행복이는 주인공 기질이 있는지 공교롭게도 우리 전시가 끝나는 9월말쯤에 세상에 등장할 예정이다. 이 기적의 전시를 우리는 ‘행복이 오는 전시’라고 이름을 붙였다.


작품 정보: 날개가 되어줄게, oil & arcrylic on canvas, 135x184cm,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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