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 양벼락이야.
하이루? (^ㅡ^)/ 엘덕들아, 어느덧 덕터뷰 민율 마지막편이 되었어. 여기까지 잘 읽어준 엘덕이들 있다면 너무 고맙고 사랑하구 앞으로 나 더 잘 할테니까 계속 읽어줘잉? 히히히.
덕터뷰 민율 5편에서는 우리 최애가 동화책을 통해 다양한 영감을 받는 장면을 같이 보았어. 오늘은 최애의 성격이 드러나는 작업스타일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 앞으로 우리 최애가 얼마나 더 멋진 작업을 하게 될지 기대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며 글을 마무리 할 거야. 마지막 편 시작할게!
<인터뷰를 빙자한 덕질, 덕터뷰> 민율 마지막편
이과 친구들은 나를 F라고 하고
작가 친구들은 나를 T라고 한다.
그래서 나는 FT아일랜드(!?)
💬 엘덕후: 작가님께서는 상상력이 정말 풍부하면서도 그런 상상을 생각에서 멈추지 않고 세상에 보이는 걸 잘 하시는 것 같아요. 그림도, 글도 '정말 이과 출신인 게 맞으신가?' 싶을 정도로 감성이 넘치는 것 같아요. 그런 과정을 즐기시는 모습에서 여유로움도 느껴지구요.
🔵 민최애: 사실 그런 이야기 정말 많이 들어요. 이성과 감성, 요즘 말하는 F냐 T냐는 얘기요. 그런데 저는 이과 친구들을 만나면 '넌 너무 감성적이야'라는 말을 듣고, 미대 동기들을 만나면 '언닌 너무 이성적이에요'라는 얘기를 들어요. 그런데 저는 작업할 때 이성적인 부분들이 굉장히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제 나름으로는 '작업은 이성적으로, 감상은 감성적으로' 하려고 해요. 작품을 만들 때 굉장히 수학적인 계산을 많이 넣기도 해요.
💬 엘덕후: 수학 수학! 수학 이야기 더더 얘기해주세요!
그래서 우리는 민율의 작품임을 알 수 있다.
🔵 민최애: 어떤 구도를 잡거나, 명암을 넣을 때 수치적으로 환산하는 부분이 그렇죠. 그리면서도 머릿속으로 계속 계산을 해요. 하나의 시리즈를 고민할 때도 수많은 메모와 생각, 고민을 3~4년은 거친 후에 결론을 도출이 되면 작업을 시작해요. 이 방법에 장단점이 있긴 해요. 일단 고민을 많이 했기 때문에 시작할 때 실패가 적다는 장점이 있어요. 대신에 즉흥적으로 하는 건 전 못해요.
💬 엘덕후: 시리즈 하나를 만드는데 스스로 납득이 된 후에야 시작을 하시는 거군요.
🔵 민최애: 맞아요. 내가 이걸 왜 그려야 하는지, 무엇을 전달할 것인지, 사람들이 질문을 했을 때 내가 대답을 할 수 있는 정도로 숙지하고 있어야 작업을 해요. 그래서 저는 즉흥적으로 잘 하시는 작가님들 보면 정말 부러워요. 제가 안 되는 부분이라서요.
최애는 즉흥적인 작가님들을 부럽다고 하지만, 민최애가 고민을 마친 후 시리즈를 시작하니 그 시리즈가 일관성을 가지고 이어지고, 일관성을 가져가다보면 브랜드가 되는 거니까. 그런 의미에서 최애의 나무의자 시리즈, 기억하다 시리즈, 상상씨앗 시리즈... 이 모든 작품들, KTX 타고 가다 봐도 '엇 민율 작품!!!!' 하고 알아차리는 멋쟁이 엘덕이들 되기로 해!
풍선에 매달려 1분만 날기를 소망하는 당신에게
💬 엘덕후: 작가님, 혹시 여기 오시면서 '이런 이야기는 꼭 해야지!' 했는데 못하신 이야기가 있으실까요?
🔵 민최애: 저는 요즘 작업하는 '기억하다 시리즈' 이야기를 꼭 하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다 이야기해서 ㅎㅎㅎㅎ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작업인데 사람들이 찾으시는 작업은 나무의자 시리즈다보니 작업의 포커스가 나무의자 쪽으로 많이 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마음 속으로는 계속 기억하다를 더 열심히 하고 싶거든요. 내년에는 기억하다 시리즈 속 시리즈인 사물시리즈, 과자시리즈에 이어저 '추억시리즈'를 더 열심히 할거라서 미리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나 이거 하고 있으니까 좀 알아주세요!' 하는 마음으로요 ㅎㅎㅎ
이번 덕터뷰가 나 개인적으로는 참 좋았어. 여러 이유가 있는데, 첫번째는 나무의자라는 익숙한 작품에 대해서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된 것, 두번째는 민최애가 정말 애정을 가지고 작업하는 다른 시리즈들에 대해서 알게 된 부분이었어. 새로운 덕질 포인트를 찾았달까 (엘덕들아, 우린 알지? 포인트 하나씩 나올 때마다 쏟아져나오는 도파민!!)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 더,
나무의자에 올라가서 조금이라도 쉬었다 가라는 민최애를 통해 '내가 이렇게 쉼을 모르는 사람이구나'라는 걸 깨닫고,
동화책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한 기억하다 시리즈를 통해 '나의 정리 습관은 참 정없는 행위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예전에 알고 지내던 한 친구가 이런 말을 했어. 자기는 엄청 자유로운 사람인데, 직장을 다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지구에 겨우겨우 발꼬락만 대고 사는 거 같대. 재미있고 상상력 많은 친구가 하는 말이라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갑자기 오늘은 나도 (몸무게가 너무 늘어서 안될거 같긴 하지만) 풍선을 잡고 하늘로 날아갈 수 있다면 딱 1분만 이 지구에서 발꼬락을 떼고 민율의 나무의자에 걸터 앉아 '집에 사는 부엉이'를 읽으며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민율의 작가노트 - 기억하다_과자이야기: 엄마의 건빵은 신혼이었다.
"요즘 건빵은 영 맛이 없어. 예전엔 너무 맛있었는데..."
우연히 얻은 건빵 봉지를 뜯으시던 엄마가 혼잣말을 하셨다.
발목에 큰 상처가 있던 아빠는 군대 면제를 받으셨고 서른 살이 된 해에 스물 네 살의 엄마와 결혼을 하셨다.
그런데 결혼한 지 얼마 안 지나서 아빠는 군대에 가게 되셨다.
서류상의 착오가 있었다는 게 군의 설명이었다.
아빠는 그렇게 군입대를 하셨고 매번 휴가를 나올 때마다 달콤한 별사탕이 들어있는 건빵을 엄마에게 가져다 주셨는데 엄마는 그 건빵이 너무나 맛있었다고 하셨다. 건빵 한 알을 입에 넣으시고 오물오물 하시던 엄마가 별사탕이 없다고 봉지를 뒤적이시다 그냥 놓고 방으로 들어가셨다. 엄마의 뒷모습을 보며 엄마의 추억 속 건빵은 엄마의 신혼이었다라고 생각했다.
배경 작품정보
기억하다_과자이야기: 엄마의 건빵은 신혼이었다, 45x45cm, oil on canvas, 2023
More Intervi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