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 양벼락이야.

하이루? (^ㅡ^)/ 엘덕들아, 드디어 대망의 덕터뷰 최승윤 편을 시작하게 되었어! Hooray! 조정은&최승윤 편 >> 조정은 편 >> 최승윤 편을 쓰기로 계획을 짠 이유는 단 하나야. 최최애의 작품 세계를 내가 글로 표현하기에는 너무나도 필력이 부족하여 미루고 미룬 것이지 (내 필명 양벼락 된 이유 = 어려운 건 데드라인까지 미룬다 ㅋㅋㅋㅋ)


자, 들어가기 전에 먼저 이야기 해보자면, 최최애의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터스텔라' 시청이 필수야. 그리고 블랙홀에서 시공간 왜곡이 일어난다는 점, 사건의 지평선을 넘으면 외부와의 정보 교환이 불가능 하다는 점, 일반 상대성 이론만으로는 블랙홀 내부를 설명하는 것이 어려워 양자 역학과 통합이 필요하다..는....점... 을 다 이해할 필요는 없어. 내가 문과긴 하지만 어떻게든 잘 전해볼게 ㅋㅋㅋㅋ


<인터뷰를 빙자한 덕질, 덕터뷰> 최승윤 1편

너 참 예쁘다, 기특하다, 대단하다.

최승윤의 작업을 오래 듣고, 보고, 곱씹으면서 나는 결국 ‘점’이라는 기호에 다시 도착하게 된다. 처음에는 단순한 붓끝의 흔적처럼 보였던 그 점이, 그의 사유 안에서는 블랙홀의 압축과도 같고, 인간 존재를 표상하는 최소 단위이자 전체를 불러오는 시작점이 된다. 작은 점 하나가 전부를 말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어쩌면 무모해 보이지만, 그는 그 역설을 화면에 올려놓는다. 작아 보이지만 무한히 큰 것, 비어 있는 듯하지만 충만한 것, 멈춰 있으나 안쪽에서는 계속 흘러가는 것. 그 점은 그의 철학의 요약이자 압축이다. 나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점점 확신하게 됐다. 이 점은 단순히 최승윤 개인의 기호가 아니라, 그가 세상을 이해하고 번역하는 방식 그 자체라는 것을. 그는 인간을 코드라 불렀고, 서로가 반응하는 순간을 설명하기 위해 블랙홀의 은유를 빌렸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한 점에 귀결된다. 블랙홀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무한히 겹쳐진 시간과 에너지가 압축되어 있는, 우리가 붙잡을 수 있는 가장 작은 우주.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점이 더 이상 혼자만의 점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합작에서 그는 스스로 찍던 점을 조정은에게 내어주었다. 나의 표식을 내어주고, 그것을 우리로 바꾼다는 것. 이 전환은 단순한 작업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그의 세계관이 확장되는 장면으로 읽힌다. ‘나’라는 점이 ‘우리’라는 중력으로 확장되는 것, 두 사람이 서로의 우주를 건네받고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것. 그렇게 점은 관계의 매개체가 된다. 이렇게 보면 그의 작품 속 점은 단순한 마침표가 아니라 문을 여는 부호다. 거기에는 멈춤과 시작이 동시에 들어 있고, 고독과 연결이 겹쳐져 있다. 우리는 그 앞에서 멈춰 서게 된다. 그것이 아주 작은 흔적일 뿐인데도, 시선을 오래 붙잡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 점은 문장이 되고, 이야기로 확장된다. 결국 관객은 자기만의 코드로 그 점을 읽게 된다. 누군가는 불안의 흔적을, 누군가는 끌림의 에너지를, 또 누군가는 함께 서 있는 둘의 호흡을 본다. 나는 이런 과정을 통해, 그의 작업이 단순히 추상화라는 형식적 분류에 머물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 그것은 세계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방식의 선언이다. 블랙홀의 역설을 은유하고, 프로와 아마추어의 간극을 직감하며, 불안정 속에서 중심을 만들어내는 힘. 이 모든 철학적 사유가 결국 점 하나에 응축되어 나타난다. 그리고 합작에서 그 점이 조정은으로 치환되며, ‘우리’의 세계로 확장되는 순간, 작품은 또 다른 층위를 얻는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작업을 소장한다는 건 단순히 추상화 한 점을 벽에 거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불안 속에서 끌림을 찾아가고, 작은 흔적 속에서 무한한 이야기를 읽어내는 경험을 내 공간 안으로 들이는 일이다. 그림은 설명보다 먼저 몸으로 다가온다. 눈으로 보는 동시에 마음이 반응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해석이 따라온다. 바로 그 여운이, 작품을 오래 곁에 두고 싶게 만든다. 최승윤의 작품, 그리고 최승윤·조정은의 합작은 결국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모두 불안한 입자이고, 그래서 더 강한 곳을 향해 끌려간다. 그러나 그 끌림은 맹목이 아니라, 본능적이고 깊은 에너지다. 점 하나에 담긴 그 에너지를 마주하는 순간, 우리는 “아, 이건 괜찮다”라고 직감한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간극을 구분하는 본능처럼, 작품 앞에서는 설명 없이도 알게 된다. 나는 그 직감을 신뢰한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이들의 작품이 가진 힘이라고 믿는다. 설명보다 먼저 다가오는 힘,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도 사라지지 않는 여운. 그건 소장이라는 행위와도 닮아 있다. 지금 이 순간에 끌림을 느끼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경험. 최승윤의 점은 그래서 나에게 단순한 기호가 아니라, 세계를 이해하는 또 하나의 창구다. 그 점 앞에서 우리는 멈추고, 동시에 무한히 확장된다.

조정은의 작가 노트

저는 사라져가는 사물들을 조합하여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가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사물을 그리다 보니 사물에는 그 시대에 상황, 시간, 문화들이 녹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같은 공간에서 살고 있지만 서로 다른 시간들을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은 사물에 녹아 있습니다. 비디오, 워크맨, 플로피 디스크, 공중전화기, 자개장, 뻐꾸기 시계 등 제가 기억하는 사물들은 누군가는 전혀 알지 못하는 의미 없는 사물들입니다. 저는 그렇게 의미를 잃어가는 사물에 작품으로서의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 즐겁습니다. 저는 이 시대에 태어난 저라서 가능한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저는 단지 재현을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이 시대에 감각으로 할 수 있는 가능한 구성과 상상을 작업으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사물에 대한 고정관념에 벗어나서 더 자유롭고 재미있게 작업을 확장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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