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 양벼락이야.
하이루? (^ㅡ^)/ 엘덕들아, 3개월 만에 덕터뷰를 다시 찾아오게 되었어. 2025년은 네 번에 걸쳐 엘디프 오리지널 신작을 소개하는 원대한 계획이 있었는데 벌써 두 번째 오픈이 된거지. 저번에도 애정하는 작가님들 가득 모실 수 있었는데 감사하게도 이번에도 뭐다? 진짜 내 마음 다 줘도 아깝지 않은 내 사랑들 꼬셔서 다시 왔다...!!
이번 작가님과의 대화 시작은 이래.
💬 최최애: 대표님, 우리 2023년 여름인가 되게 더웠을 때 만났었잖아요. 그 때 광화문 미진에서 메밀국수 엄청 많이 먹고, 에어컨 고장난 버스 타고 땀 뻘뻘 흘리면서 제 전시 보러 갔었던 거 기억나요?
💬 엘덕후: 시간이 그렇게 지났군요?? 그 때 작가님이 맛있다고 했던 음식점 얼마전에 가서 먹으려고 했는데 없어졌더라구요 ㅜㅜㅜㅜ
💬 최최애: 어 맞아요 ㅜㅜ 거기 인사동에서 꽤 유명한 곳인데 왜 없어졌을까요?
어, 들어서 알겠지만 우리는 구면이고, 심지어 이미 데이트 해봤던 사이야(?) 최애의 성이 '최'라서 본의 아니게 최최애라고 불러야겠군! (최고최고 애정하는 내 작가님!)
이번 덕터뷰의 주인공은 바로바로~ 최윤정 작가님이야!
<인터뷰를 빙자한 덕질, 덕터뷰> 최윤정 1편
예술인 가족의 엄마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우리 가족의 첫 여행은 <아트부산>
💬 엘덕후: 작가님 얼마 전에 인스타에 아트부산 다녀오신거 봤어요! 그린이(작가님 따님) 너무 많이 컸더라구요.
💬 최최애: 남편이 <아트부산>에 작품을 선보일 계획을 잡은 후로 계속 페어장에 직접 갈까 말까 고민만 하고 끝까지 확답을 안 주더라구요. 가게 되면 갤러리 대표님이 살뜰히 챙겨주시니까 그게 죄송하다는거에요. 근데 전 너무너무 가고 싶었거든요. 아이랑 여행 가본 적이 없고, 5월이 지나면 애 데리고 여행다니기 너무 더울 것 같았어요. 남편이 아침까지도 갈 생각 없다고 하더니 화실에 출근하고나서 갑자기 가자고 하더라구요 ㅎㅎㅎ
자, 스무고개 나갑니다~
우리 최최애는 결혼을 했다? 딩동댕!
남편도 화가다? 딩동댕!
딸이 있다? 딩동댕!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최최애는 극사실주의 작업으로 유명하신 '김영성' 작가님과 결혼해서 그린이라는 딸아이가 있어. 나는 2021년 12월에, 작가님은 2022년 3월에 아이를 낳았고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게 되어서인지 자연스럽게 아이 이야기부터 하게 되더라구!
💬 엘덕후: 선입견일 수도 있지만, 그린이는 엄마아빠가 다 그림을 잘 그리니까 그림이랑 되게 친숙하겠어요. 아트부산에 걸린 아빠 그림을 보고 좋아하고 그랬나요?
💬 최최애: 아.. 그린이가 아빠 그림을 알아보긴 하는데 배경이 회색이니까 그렇게 좋아하진 않아요 ㅋㅋㅋ 이사라 작가님 그림에 공주가 핑크핑크하게 그려져있으니까 그 앞에서 사진 찍어달라고 포즈잡더라구요!
카.. 이사라 작가님 작품은 킹정이지. 그래도 그린이는 환경적으로 미술에 많이 노출될 수 밖에 없고 작가님 그림은 파스텔톤이 많으니까 '혹시 엄마 그림은 좋아하나요?' 하고 여쭤보니
💬 최최애: 그렇지 않아요.
ㅋㅋㅋㅋㅋ 칼같은 대답에 다같이 폭소 빵! 이렇게 여러 분들에게 사랑받는 화가의 자녀인데 엄마아빠 그림은 쳐다도 안보는구나. 풍요 속의 빈곤이란 이런 것이란 걸 그린이가 보여주는 듯 했어.
소녀처럼 밝고 예쁜 나의 최최애를 소개하는 날이 오다니 너무 기쁘다 >_< 오랜만에 만난 최애와의 데이트는 라멘 한 그릇으로 시작했어!
1일 1호 프로젝트로 개인전까지 열다!
애 키워 본 사람들은 알지? 정말 끝도없는 서치 끝에 당근. 사용 다 마친 것 재당근, 새로 들여하는 것 또 서치하고 인터넷 쇼핑, 새벽 배송.... 요즘 사람들은 이걸 '기획 노동'이라고 하더라.
💬 엘덕후: 작가님, 저는 진짜 집안일 중에서 밥 하는 게 너무 싫어요. 밥을 한다는 거는 장보기, 요리, 먹이기, 설거지, 청소, 그 모든 것을 다 합한 집안일 끝판왕인 것 같아요. 특히 뭘 먹일까 하는 그 기획노동... 그게 너무 괴로워요. 작각님도 기획노동 많이 하시나요?
💬 최최애: 저요, 저 기획 노동 너무 많이하죠. 저는 제 성격이 너무 괴로워요. 뭘 고를 때마다 하나하나 다 따져보는 성격이거든요. 그래도 아이 낳고 돌이 다 되어갈 즈음에는 아기가 어느 정도 패턴이 잡히다보니 그림 그릴 시간이 나더라구요.
아이가 낮잠 제 시간에 자 주고 밥도 꿀떡꿀떡 잘 먹어주면 기적적으로 내 시간이 생기는거, 우리 엄마들은 다 알지? 최최애도 이런 과정을 통해 2023년이 시작하면서 <1일 1호 프로젝트>를 스스로 진행했었어. 100일동안 100개의 1호 작품을 그리는 거지. 심지어 그 프로젝트 결과물로 전시까지 열었으니 우리 최애가 얼마나 본업을 사랑하는 사람인지 알겠지?
2023년 8월 초! 최애의 1일 1호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담은 전시를 보러갔었어.
이 날이 우리의 첫 데이트였찌 >ㅁ< 뉴헤헤헤헤
💬 엘덕후: 아니 근데 아무리 패턴이 잡혀있어도.. 그건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작가님 그림이 단색처럼 보여도 사실 단색이 아니잖아요. 엄청 많은 레이어를 쌓아서 그리시는 작품인데 어떻게 하루에 하나씩 그릴 수 있었어요?
💬 최최애: 그 땐 아이 외에 집중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 삶의 의미도 놓치고 싶지 않았구요. 그렇게 프로젝트를 하겠다고 인스타에다 올려놓으니까...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데 그냥 그게 족쇄(?)가 되어서 계속 하게 되더라구요. 매일매일 그림 그리고, 사진 찍어서 인스타에 올리고... 그리기 전엔 귀찮다가도 올리고 나면 뿌듯했어요.
그런데 그녀가 2024년에는 그림을 ㅎ ㅏ ㄴ ㅏ 도 그리지 않았다고 하니 이게 무슨일일까???
그 와중에 큰 작품까지 걸려있던 매직! 최애의 시간 관리 능력은 정말 대단해.
최윤정의 작가 노트 - One Day Project
2023년 1월 1일부터 100일 동안 1호 사이즈 캔버스에 담아낸 작은 빛들은 온전히 나를 위한 작업이었다.
돌도 안된 아이를 키우며 내 작업은 뒷전이었고 잠깐 내 시간이 생겨도 육아에 관한 정보들을 찾아보느라 정신까지 지쳐 있었다.
스트레스로 만성 피부병에 우울증 증상까지 와서 하루하루 겨우 버티는 느낌이었다.
새해부터는 변화가 필요했다. 건강하고 행복해지고 싶었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할 테니까.
나에게 온전한 내 시간을 24시간 중 1시간, 아니 5분이라도 갖기로 마음먹었다.
'시간이 없을 땐 그냥 하늘의 빛이라도 색칠해 봐야지.' 생각하고 시작한 1호 그리기 덕에 마음이 오히려 편안해졌다.
하루에 조금이라도 내 것을 한다는 것 자체로 알찼다.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그날의 빛, 또는 오래전 수집해 놓은 추억의 빛들을 모두 끄집어내어 작업하며 한점 한점 쌓일 때마다 두근거리고 행복했다.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니 신기하게 피부병도 나아지고 활력이 생겼다.
그림으로 모든 것들이 치유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의무감이나 숙제가 아닌 즐기는 마음으로 100일 동안의 목표를 끝낼 수 있었다.
그렇게 완성한 1호 100일 프로젝트는 나에게 아기가 태어나 처음으로 통잠을 자는 100일의 기적과도 같은 뜻깊은 작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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