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천윤화
나의 작업은 도시의 건물이 만들어내는 수많은 직선들과 그 안에서 겪었던 개인적인 경험에서 시작되었다. 도시인에게 건물이란 너무나 익숙하여 지나쳐버리는 삶의 배경이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멈추지않고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변화한다. 익숙했던 골목길은 사라지고 새로운 건물이 나타난다. 눈 앞에 가까웠던 거리는 눈이 닿을 수 없을 만큼 멀어져 있다. 삶의 배경은 어느 순간 낯선 공간으로 변하며 알고있던 공간에 대해 확신과 불확신이 동시에 생겨난다. 이러한 끊임없이 겹쳐지는 수직 수평의 3차원 세상을 평면인 나무 판넬 위에 재현하고자 했다. 건축제도용 자로 그려지고 이어지는 패턴들은 나름의 공간을 구축하여 배경색과 함께 마치 3차원의 세계인듯 눈속임을 한다.
이렇게 실제 공간에서 겪는 ‘경험’에서 시작한 작업은 최근 ‘공간’ 그 자체에 대한 탐구로 이어졌다. 물리학에서 공간은 보이는 것이 아니라 ‘한 물체를 다른 물체와 분리되어 존재하게 하는 것’과 ‘특정한 상태를 취하지 않고 어떤 상태를 취할 확률만 갖고 있는 것’으로 정의된다. 단순한 경험을 넘어선 공간 그 자체로의 상징성에 대해 탐구하고자 페인팅 뿐만 아니라 설치, 드로잉 등으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Artist Deep Dive
월간 엘디피스트 2022년 10월호
Q. 작가로 활동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가장 대답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왜 어려울까 생각해보니 확실한 계기가 있었다기 보단 자연스럽게 이루어졌기 때문인 것 같아요. 단순히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서는 아닌 것 같아요. 다른 것도 좋아했으니까요. 찬찬히 돌아보면 혼자 유학할 때 가장 많이 가던 공간이 갤러리였는데 그곳에서 보던 작품들이 스며들었고 언젠가 나도 이런 작품들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싶다 라고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그런 작품들을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하면 할수록 재미있는 직업인 것 같습니다. 지금은 스스로 무엇인가를 만들어내고 작품을 알리기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과정을 (힘들지만) 즐기고 있어요!
Q. 앞으로 작가님의 작품 활동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 같으세요?
지금까지는 제가 살았던 공간과 현재 살고 있는 공간에 대해 이야기를 해왔다면 이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공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어요. 특히 시공간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우연하게 들었던 물리학수업에서 힌트를 얻었는데, 제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공간을 설명하는 데 물리학이 도움을 줄 것 같아 공부하려고 합니다. 관련해서 요즘 시작한 작업은 공상과학드로잉 시리즈로 차근차근히 작업을 전개해볼 예정입니다.
Q. 작가님의 에디션을 소장하실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작업의 시작은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에서 만난 직선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교차하는 도로, 벽과 벽이 만나 이루어진 직각, 창문의 틀…바로 눈 앞에 있는 선으로부터 이루어진 작업입니다. 이런 작업물이 누군가의 공간 안으로 들어가 시선에 끝에 위치하게 된다니 너무나 설레입니다. 오랜 시간 두고 보아주세요.
Q. 엘디프와 예술공정거래의 여정을 함께 하기로 하신 계기가 궁금해요 :)
엘디프의 인스타그램을 오랜 시간 팔로우 하고 있었는데 작품 하나씩 올라올 때마다 느껴지는 작가와 작품에 대한 애정이 가장 인상깊었어요. 언젠가는 저도 그런 사랑..?! 받아보고 싶다고 생각했기에 제안을 주셨을 때 주저없이 예스를 외쳤죠!! 에디션에 대해 조금 고민이 있었지만 엘디프라면 새로운 도전을 해봐도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믿어주신 엘디프에게 무한 감사를 드립니다
천윤화 작가의 팬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