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을 처음 SNS에서 보고, 수년전 겨울에 다녀온 제주 천백고지 순록상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 속 표현과 연출들이 다양한 해석과 의미를 담고 있다고 느껴져 작품을 소장하게 되었습니다. 사슴과 사람, 두 존재가 마치 서로를 이끌고 따르듯 하얀 눈길을 걷고 있습니다. 깊고 긴 숲을 빠져나온 이들은 잠시 눈 덮인 평원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이내 다시 울창해질 숲을 향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지금 포착된 순간이 지나면, 두 존재는 다시 숲의 짙은 그림자 속으로 스며들어 관찰자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으로 자취를 감출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 두 존재는 누군가의 시선 또는 사라짐에 전혀 개의치 않는 듯, 그렇게 그저 자신들만의 길을 담담히 이어나갈 듯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