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의 공간과 혼자만의 시간. 그 고립된 공간과 시간을 채우는 것은 오직 적막뿐. 수면에 가까워질수록 그 적막은 요란스러운 팔돌림으로 곧 깨질 것이나 streamline을 유지하는 이 찰나만큼은 차분함과 고요함으로 아득한 적막의 깊이를 한껏 더한다. 평화, 행복, 기대 그리고 점점 조여오는 긴장. 네모낳게 각진 수많은 타일을 이어 탄생한 다섯개의 면이 빚어낸 거대한 직사각형과 그와 같은 네모의 형태로 메워진 묵직하고 육중한 물. 온통 각진 그 공간을 가로지르는 단 하나의 부드러운 선형. 이대로라면 어떠한 저항도 부드러운 곡선에 미끌려 제대로된 힘을 쓸 수 없을것만 같은 이 완벽함. 차가움에 일순간 식었던 몸은 완벽했던 streamline에 만족해하며 심장박동수를 점차 높일 채비를 마친다.